21 Jun Love is Separateness
“사랑이란 분리감 입니다.” 지난주간 여행하면서 읽기를 목표로 하였던 책을 읽는 중에 등장한 말입니다. “사랑이란 분리감이다” 무슨 알쏭달쏭한 말씀일까요?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우리의 사랑의 대상이 ‘홀로서기’ 할 수 있는 공간과 여유를 주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사실을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예를 들면서 설명합니다. 자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란 자녀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성장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자녀를 향하여 가지고 있는 그 목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자녀가 원하고 추구하는 삶으로 살 수 있도록, 자녀의 달란트대로 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자녀를 향한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합당한 말씀 인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충분히 당신께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계적인 존재로 만들 수 있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에게 순종할 수 있도록 그 관계의 독립성을 허용하여 주십니다. 그래서 영적으로 성숙하여서, 강요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순종을 하실 때 하나님은 그런 자녀를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적당한 간격을 주어서 일방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옳은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하나님 안에서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저의 사역의 목표는 우리 성도님들이 목사를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충분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순종의 결단을 내릴 줄 아는 성숙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은 사실 목사에게 있어서는 두려운 일입니다. 더 이상 목사가 필요 없게 되는 때가 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제가 존재하는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목사로서의 성도를 향한 사랑은 그 자리까지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자신이 떠나야만 된다 (요한복음 16장)”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고는 합니다. 즉 목회 성공의 기준은 “그는 성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라고 한 세례 요한의 말씀과 같이 성도들이 얼마큼 스스로 홀로 서서 주님과의 관계를 즐기는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즉 목사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성도의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것이 목회의 목표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면, 의식적으로 교회와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떠났으니까 이제 다 잊어버리고 놀아보려는 것은 더 더욱이나 아닙니다. 2가지 사실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먼저는 교회가 제가 없이도 잘 되는 것을 확인 받고 또 그 확인 가운데서 저의 소명을 확인 받으려고 하기 대문입니다. 늘 여행을 다녀오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아라 정 목사, 네가 없어도 교회는 잘 돌아가지 않느냐, 네가 이곳에 있는 것은 너를 향한 나의 복이지 네가 필요해서는 아닌 것이다.” 이 마음의 묵상은 늘 저의 소명을 새롭게 합니다. 섬기는 이 자리 자체가 복이라는 말씀을 가지고 저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합니다. 나의 나 된 것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기 위하여, 주안에서 끊임없이 겸손하여 지기 위하여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줄 모르겠습니다. “내가 하나님 나라에서, 교회에서 필요한 존재이다”라는 생각은 곧 교만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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