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Nov 인생의 선택
나는 스스로 “여행의 달인”이라 생각하고는 하였다. 여행의 달인의 면모는 짐을 싸는 것을 보면 안다. 짐이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바로 여행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가능한 한 여행을 떠나기 전 짐을 쌀 때 간단히 싸려고 노력한다. 하루 묵는 여행은 그냥 백팩 하나로 해결하고는 한다. 나를 데리러 나온 분들이, “목사님, 다른 짐 없으세요”라고 하면 왠지 여행의 달인이 된 것처럼 마음이 뿌듯하고는 하였다. 지난 터닝 포인트 중, 김병년 목사님께서 가족과 함께 하였던 여행 담을 소개하시며, 딸이 여행에 하도 많은 짐을 가지고 가서 [신발 만 다섯 켤레, 가는 곳 기후를 미리 조사해서 그 곳 분위기에 맞는 옷 준비] 남자들이 엄청 고생하였다는 말을 나누며 함께 웃은 기억이 있다. “아직 어려서 여행을 모르는구먼!” 내 마음에 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내가 생각하고 있던 여행의 달인이라는 정의가 매우 주관적이라는 사실이었다. 여행 할 때 짐을 간단히 가지고 가면, 가는 길이 편하고, 여행에 짐을 많이 가지고 가면 목적지에 도착해서 편하다. 가는 길에 간단히 가는 것은 좋지만, 가지고 가야 할 것조차 가지고 가지 않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것 저것 빌리러 다니며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스스로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많아 불편하게 생각 할 때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 그러고 보니, 이것은 진리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이었다. 가는 길을 편히 갈 것인가, 가서 편안 할 것인가? 사실 성도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는 길에 교회에 참여하지 않고, 그냥 예배만 간단히 드리면 천국 가는 길 편하다. 이런 일, 저런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교회 일에 책임 지지 않으면 가는 길에 몸은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천국 가서 부끄러울 수 있다. 내 인생을 선한 일로 계수하실 예수님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 좀 불편하여도, 가서 기쁨과 감사, 어린 양 예수 앞에 벗어 드릴 면류관이 있는 삶이 더 복된 삶이 아닐까? 나의 주관적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여행의 달인이라 생각하며 짐을 많이 싸는 사람들을 비웃었던 내 자신을 회개한다. 이제 약간은 불편하더라도, 짐을 좀 더 싸서, 스스로 영민하여 편히 여행을 한다고 하며, 정작 도착해서 필요한 것이 없어 이리저리 빌리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무엇이든 그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 갑자기 여행이 가고 싶다!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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