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Nov 질서와 배려
미국에서는 분명히 보행자 우선이 원칙이다. 미국에서는 길을 건널 때 자동차들이 의례히 보행자를 우선하여 서주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주의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을 방문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은 분명히 자동차가 우선이다. 사람이 아무리 걸어가도 그냥 뚫고 들어와 버린다. 이런 현상을 보며, “참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한국 운전자들은 이리 무례한가?”라고 생각하며 약간은 한국 운전자들의 매너를 비하하면서 미국의 운전자들을 우월하게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안식월로 한국을 방문 중이던 어느 날… 인파로 넘실대는 홍대 앞 어느 카페에서 거리를 물끄러미 바라 본 적이 있다. 그때 문득 깨달은 생각… 보행자들 또한 전혀 운전자를 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운전자가 보행자를 배려하여 기다려 준다면, 절대 자동차는 그 길을 갈 수 없고, 그 차 뒤로 정체된 차들로 말미암아 도로는 막혀 버리고 더 큰 정체가 형성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깨달음이 왔다. 질서는 쌍방간의 배려가 아니고는 이루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배려, 인간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운전자는 보행자를, 보행자는 운전자를, 피해자는 가해자를 배려하고, 가해자는 피해자를 배려 할 때, 승자는 패자를, 패자는 승자를 배려할 때 사회의 질서는 세워지게 된다. 정말 피곤하고 아쉬운 미국의 대선이었지만, 선거가 끝난 후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승자의 성공을 기원하는 패자의 연설을 들으며, 바로 이런 자세가 미국을 세우는 힘이라 다시 생각하여 본다. 서로에 대한 이런 배려가 있는 미국, 아직 소망 있다!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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