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뉴라이프 선교 교회 | 만년필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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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단상

만년필 단상

내게 취미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만년필 수집이다. 하지만, 내가 살 수 있는 만년필은 가격에 한정이 되어 있어 싼 것을 구입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선물로 받은 두어 자루 고가의 만년필이 있다. 사실 만년필을 쓰다 보면 고가와 저가 만년필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싼 것으로 써도 글씨는 써지고, 비싼 것으로 써도 글씨는 동일하게 써 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가와 저가 만년필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 저가의 만년필은 매일 쓰지 않으면, 잉크가 바로 말라버려 2-3일 후에라도 다시 쓸 때, 잉크를 다시 넣어 만년필의 촉을 적셔 주어야 한다. 그 과정에 꼭 손에 잉크가 묻어 지저분해진다. 하지만, 고가의 만년필은 일 년 뚜껑을 닫아 놓았다 다시 써도 즉시 잉크가 적당히 흐르며 바로 글을 쓸 수 있다. 아마 만년필의 뚜껑을 만드는 방법이 다른 가보다. 오랜 만에 싼 만년필을 꺼내 쓰려 다 잉크가 나오지 않아 다시 펜촉을 청소하고 손에 잉크를 묻히며 펜촉을 적시다 보니 내 인생이 바로 싼 만년필과 같음을 깨닫게 된다. 하루라도 기도하지 않고, 하루라도 하나님 말씀 보지 않고, 하루라도 하나님 나라 일로 섬기지 않으면 내 안에 은혜의 잉크는 곧 말라 버리고 내 관심은 세상을 향하게 된다. 아, 하나님께서 나를 목사 삼으신 이유를 알겠다. 싼 만년필 같은 나, 하루라도 내버려두면 은혜가 말라버릴 나, 그런 연약한 내 믿음을 위하여 하나님은 나를 목사 삼으셔서, 때로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이 싫어도 말씀을 펴 묵상하게 하시고, 많은 성도들의 문제를 가지고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기도하게 하며, 때로 싫어도 섬기게 하신 것 같다. 아, 감사하다. 내가 선택권이 없는 것이 감사하다. 오늘도 주가 쓰시겠다 하시니 감사하다. 은혜의 잉크가 마르지 않도록 내 인생 계속 하나님의 손에 잡혀 쓰임 받아야겠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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