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Sep 고품격 인격
가끔 운전할 때, Colorado Public 클래식 음악 방송을 듣는다. 방송을 듣던 중 다음 곡 소개로 1772년에 작곡된 모차르트 심포니 17번을, 17번이 맞을 것이다, 소개하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그의 음악적 천재성과 함께 매끄럽지 못한 대인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교향곡 17번은 이런 차원에서 모차르트가 살던 동네에 새로 부임하는 대주교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작곡된 것으로 소개되었다. 한 마디로, 알랑방귀 뀌는 음악이란 것이다. 갑자기 그런 소개를 듣고 나니 그 교향곡이 천박스럽게 생각되었다. 아, 결국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지어진 음악이군, 그리고 이어 아니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음악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일까? 과연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듣기 때문에 수준이 높고 대중가요를 듣기에 수준이 낮다고 할 수 있을까? 언젠가 말끝마다 “질 떨어져…”라고 말하는 인물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있다. 자신이 의사이며 또 의사인 아들을 가난한 여자 친구와 헤어지게 하여 돈 많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 시키려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힘없고 약한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강하고 자신보다 잘난 사람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약하게 행동한다. 주위의 모든 사람, 심지어 자신의 아내에게까지 “질 떨어진다”는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데 사실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 자신이 가장 저질의 사람이라는 것을 오직 혼자만 모르고 있는 불쌍한 사람이다. 그 드라마는 나에게 벌거벗은 임금님과 같은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그래서 마음 한 켠에 기억이 나는 드라마이다. 어느 상담가는 말한다. 인간이 어떤 행동을 보고 분노하는 것은 바로 자기 안에 있는 그런 성향 때문이라는 것이다. 명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남의 명품을 알아보지 못하고 관심도 없으며, 사실 겸손한 사람은 교만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교만한 사람이 눈에 띄는 것은 내 안에 교만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연약한 모습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하나님께 은혜를 구한다. 질이 높은 인격을 소유하였다는 것이 무엇인가? 고품격의 인격이 무엇인가? 값비싼 포도주를 마시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는 것이 그 인격을 고상하게 하는가?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다. 나로 겸손하게 하고, 세상의 불의를 보며 타협하지 않고 굳건히 서서 진리를 수호할 수 있고, 연약한 자를 위하여 그 자리로 내려가 함께 붙들고 울 수 있는 그런 사람 아닌가? 그 모습은 바로 예수님의 모습이다. 하나님과 동등 되신 분이시지만 그 자리를 버리고 자신을 비워 내려오신 그 주님이 가장 고품격, 아니 최고 최상의 인격이요 우리가 배워야 할 인격이다. 남에게 질 떨어진다는 소리 말고 그리스도와의 깊은 인격적 만남을 통하여 내 인격이 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여 본다.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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