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계속해서…

13 Feb 그러니 계속해서…

반 고흐 그림을 좋아한다. 그의 굵은 터치, 가난했지만 물감을 아끼지 않는 그의 유화 그림이 좋다. 하지만, 반 고흐의 수채화도 좋다. 얼마전 읽었던, 반 고흐와 그를 지지하고 후원했던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를 출판한 책 “영혼의 편지”에 등장한 반 고흐의 말이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얻을 수 없었을 거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이 말이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열심히 노력했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기도 하고, 잘 참다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니 그래서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반 고흐가 말한 것처럼, 인생이 쉬운 일이라면, 그 속에서 어떤 즐거움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반 고흐는 다짐한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나는 다짐한다, “그러니 나도 지루하게 반복하는 노력과 나태, 인내와 조급, 희망과 절망의 시소 위에서도 내 인생을 성실하게 살아 내야겠다.” 반 고흐는 평생 가난했다. 그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없어 그의 그림을 사주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반 고흐 습작이라도 그 가격은 함부로 메길 수 없다. 성도의 삶이 그렇다. 지금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며 고난 가운데, 절망 가운데, 실망의 현실이라도, 견디고 버텨낼 수 있는 것은 지금 내가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명작 인생을 그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선언한다. 로마서 8장 18절이다.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든 인생은 영광의 명작 인생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성실해야 한다. 벌써 2월 두 번째 주일이다. 나태해지기 쉬울 때이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고, 인생의 그림을 그려내자! – 정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