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뉴라이프 선교 교회 | 고난주간과 성금요일 그리고 부활절을 지키며
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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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과 성금요일 그리고 부활절을 지키며

고난주간과 성금요일 그리고 부활절을 지키며

우리 교회가 속한 PCA(미국 장로교회)는 개혁주의(Reformed Theology) 장로교 신학 위에 세워진 교단이다. 개혁주의는 16세기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을 중심으로 한 신학 전통의 후예들로부터 발전해 왔다. 칼빈은 성경 중심의 신학, 하나님의 절대 주권, 언약 사상, 은혜에 기초한 구원론 등을 바탕으로 신학을 체계화했으며, 그의 영향은 이후 개혁파 신학 전반에 큰 방향을 제시했다. 오늘날 개혁주의는 단순한 칼빈주의(구원론 중심)를 넘어서 교회론, 성례론, 예배관,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신학 체계로 자리 잡았다.

우리 교회는 개혁주의 신학에 따라 ‘사순절’은 따로 지키지 않는다. 사순절(Lent)은 초대교회 후기부터 로마 가톨릭 전통에서 발전한 절기로, 부활절을 준비하는 40일간의 금식과 회개의 시간을 의미한다. 일부 개신교 교단, 특히 루터교를 중심으로 사순절을 기념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루터교는 ‘성경에 금지되지 않은 것은 허용된다’는 원칙을 따르며 절기 전통을 존중하지만, 개혁주의는 ‘성경이 명령하지 않은 것은 예배에서 시행되어서는 안된다’는 예배의 규범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에 따라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한다. 칼빈 역시 이러한 원리를 강조하며, 예배와 절기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의 전통에 의해 어떤 날을 ‘성스럽다’고 의무화하거나 미신적으로 지키는 행위에 반대했다. 그러나 동시에, 복음의 핵심 사건인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경건하게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성도에게 유익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부활절, 오순절, 성탄절과 같은 기념일을 정하여, 그 날들에 경건한 일에 전념하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날을 성스럽다 하여 의무적으로 지키게 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 강요, 41020)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또한 교회 절기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을 제시하지 않지만, 예배에 관해서는 칼빈의 입장과 동일하게, 성경에 명확히 규정된 것만이 예배 가운데 시행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활절이나 고난 주간, 성금요일과 같은 날을 자발적이고 복음 중심적인 묵상의 기회로 삼는 것은 개혁주의 전통 안에서도 충분히 허용되고 권장될 수 있는 일이다.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부활은 성경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며 특히 부활절은 주일 예배 자체가 부활의 날을 기념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혁교회도 특별히 강조한다. 이번 부활절을 맞아 단순한 전통의 반복이 아닌,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의 복음을 마음 깊이 새기며, 감사와 순종의 삶으로 응답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 신지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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