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Dec 무엇을 위하여?
어느 새 12월의 두 번째 주이다. 또 바쁘게 한 해를 살아 이제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그리 바쁘고, 무엇을 위하여 마음을 쓰며 살았을까? 스토리 하나가 머리에 스쳐 지나간다. 평생 바쁘게 일에 파묻혀 살던 사람이 드디어 외 딴 섬을 찾아 휴가를 갖게 되었다. 그는 평생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 삶을 살아왔다. 일로 말미암아 밖으로 도는 동안 자식들은, 자신의 돈 이외에 다른 것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아니, 귀찮아 여기며) 이미 커버려 자기 삶을 살고 있고,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이 바쁠 때, 자신의 무료함을 지킬 방편으로 동아리, 친구들과의 바쁜 일정으로 (재미도 없는) 남편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거절해서, 홀로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갑자기 한적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려니 한 편으로 불안하고, 또 조급해진다. 석양 무렵, 해변가를 거닐다 한가하게 낚시하고 있는 젊은이를 보고, 갑자기 끼가 발동하여 말을 건다. “젊은이, 무언가 계획을 세우고, 그리고 고기 잡는 것도 생산성을 높혀, 수익을 높일 생각이 없는가? 그렇게 한가하게 낚시해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청년이 묻는다. “왜 더 많이 고기를 잡아야 하죠?” “아, 그야, 고기를 많이 잡으면, 더 좋은 기구, 큰 배에 투자를 해서 고기를 더 많이 잡을 것 아닌가? 그럼 돈도 많이 벌고 말이지!” “왜 돈을 많이 벌어야 하죠?” “아, 그야, 돈을 많이 벌면 자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은가? 나처럼 이렇게 섬에 와서 휴가를 즐길 수도 있고 말이지!” “예? 저는 이미 이 섬에서 매일 떠오르는 해를 보고, 나에게 필요한 물고기를 잡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족들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데요?” “바쁨의 독재”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때로 바쁨은 우리로부터 생각할 틈을 앗아가, 열심히는 사는데 무엇을 위하여 열심히 사는지를 놓치게 한다. 12월은 파티의 달이 아니라 사색의 달이다. 내가 정말 무엇을 위하여 한 해를 살아왔는지, 우리 삶의 궁극적 심판자 되시는 하나님은 내가 살아온 삶을 어떻게 평가하실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열심 보다는 다시 한 번 삶의 방향을 점검해 보는 시간이다. 새로운 일기장을 준비하며, 지난 한 해의 일기를 다시 읽는 가운데 마음에 들어온 단상이다.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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