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Apr 마음의 눈
때 아닌 눈이 내렸다. 4월이면 이제 눈이 그만 올 만도 한데, 지난 주 수-목요일에 날씨가 겨울처럼 춥고 눈이 내린 것이다. 다음 주 수요일도 눈 소식이 있다. 이번 겨울은 정말 가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눈이 와서 마음에 든 생각을 나눈다. 늘 교회로 출퇴근하는 아일리프 길을 동편을 향해 갈 때, 북쪽, 오른 쪽 보행길 쪽 눈이 아주 더디 녹는다. 남쪽 편 보행길 눈이 다 녹아도, 북쪽 편은 녹지 않는다. 그래서 눈이 온 후 한 주가 지나도 녹지 않을 때, 특별 차량을 동원해 눈을 치우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북쪽 편 눈이 녹지 않는 이유는 햇볕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눈이 빨리 녹지 않으면, 곧 더러워진다. 길 주변의 자동차 매연, 먼지들이 뒤섞여 시꺼멓게 된다. 녹지 않은 눈으로 더러워지고, 그래서 아무도 걸을 수 없는 길을 보며 나는 늘 우리 마음을 생각한다. 우리 마음에도 겨울 눈이 온다. 마음에 내리는 겨울 눈은 실망, 절망, 분노, 열등감 등등이다. 아직도 완전한 회복을 기다리는 불완전한 세상을 살기에 어떤 사람도 눈 내리는 마음의 겨울을 피할 수 없다. 이런 눈은 항상 누구에게나 내린다. 문제는 그 눈을 녹게 하는 것이다. 녹지 않는 길 눈이 마치 자석과 같이 각종 먼지, 매연을 끌여 당겨 시커멓게 되어 아무도 걷지 못하는 길이 되듯이 우리 마음의 눈이 녹지 않으면, 우리 마음도 상처, 절망으로 시커멓게 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닫힌 마음이 된다. 눈이 녹기 위해서는 햇볕을 받아야 한다. 우리 마음의 눈도 햇빛을 받아야 녹는다. 영혼의 햇빛은 예배를 통하여, 찬양을 통하여, 기도를 통하여, 말씀을 통하여 받는 은혜다. 이 은혜가 우리 마음에 들어오면 따사한 봄 햇살에 눈 녹 듯이 마음의 눈도 녹는다. 새가 머리에 앉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그 새로 둥지는 틀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서양의 경구를 기억한다. 타락한 세상에서 실망, 절망, 분노, 열등감으로 우리 마음에 차가운 눈이 내릴 수 있지만, 그 눈으로 쌓이지 않게 할 수 있다. 매주 은혜를 사모하고, 말씀에 내 마음을 내어놓고, 찬양으로, 감사로 내 마음에 햇볕을 쪼이면 된다. 자, 이제 부활의 복된 날을 향하여 나가는 고난 주간이다. 특별 새벽 기도회로 모이는 주간이다. 모여서 기도하자, 찬양하자,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자, 그리고 감사하자. 은혜의 햇살로 마음의 눈을 녹이고 새로운 마음으로 부활의 복된 주님을 다시 한 번 우리 마음에 맞이하여 들이자! –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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