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Sep 집 나무들
못하는 것이 많이 있지만, 내가 제일 못하는 것이 집 잔디 정리하는 일이다. 하지만 지저분한 것은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할 일은 한다. 몇 주 전, 토요일 퇴근해서 [그 주는 새벽 기도회부터 일대일 양육자 훈련, 교사 훈련까지 아침에 엄청 에너지를 쏟아 붓고 온 날이다. 말인즉슨 엄청 피곤!] 쉴려고 하였는데, 뒷 마당이 여간 마음에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몇 주 동안 마당을 지나치며 내일은, 내일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미루고 있다가 이제 거의 볼 수 없는 수준이 되어 결국 일을 하고 말았다. 문제는 잔디가 아니었다. 내 주장은 잔디는 멀리서 보기에 아름다우면 족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잔디 주변에 어디서 날라 온 씨앗 때문인지, 이상한 나무들이 자꾸 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다. 싹을 내고 몇 주만 가만 두면 제법 뿌리가 깊이 내려 뽑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뿌리가 깊이 내리기 전 뽑아주면 쉬운데, 그렇지 않으면 뿌리까지 전지 가위로 짤라야 한다. 그럼 힘이 두 배는 더 들어간다. 나무를 뽑아대며 나는 나무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좀 고만하지…” 나무가 대답할리 없다. 나무는 나무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배우는 것이 많다. 먼저 있을 곳에 있어야 축복이라는 것을 배운다. 주인이 원하지 않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나무는 잡나무다. 결국 뽑혀 버려지게 된다. 잡나무들을 정리하며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이런 나무가 되지 말아야지!” 주인에게 기쁨이 되는 나무, 있을 곳에 있어 다른 사람에게 그늘을 제공할 수 있는 나무가 되기를 다짐한다. 또 한 가지, 죄는 뿌리가 내리기 전에 회개하며 뽑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죄를 가만히 내버려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이 뿌리를 내리고, 그럼 뽑기가 쉽지 않다. 죄의 뿌리가 남아 있으면 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싹이 난다. 매일 말씀 보고, 회개하며 내 삶을 정화해야 할 이유이다. 잡나무를 정리하며 배우는 것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잔디 정리가 힘들다– 정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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